산업포털여기에

초대석 - 권도엽 (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

“예방하는 문화가 바로 안전문화”
생활 주변 가장 작은 단위까지 안전손길 미치도록 노력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국내 대표 안전 관련 시민단체인 (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지난해 3월 선임된 권도엽 공동대표는 국토해양부장관 재직 시 교통사고 사망자를 OECD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국가교통안전기본계획 확정 등 안전 분야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바 있으며, 안실련의 안전생활실천 움직임 가속화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병신년 새해를 맞아 안전정보는 권도엽 공동대표를 만나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는 안실련의 주요 활동계획을 들어봤다.



- 2016년 병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안전보건 관계자와 국민들께 신년 인사 부탁드립니다.
“지난 2015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지록위마(指鹿爲馬)’였지요. 진실과 거짓을 마음대로 조작함을 뜻하는 것인데요. 돌이켜 생각해 보니 지난 한 해 동안 이와 관련한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문제들도 있고 외부 변수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기본을 지키지 않아 벌어지는 일들이었습니다. 때로는 무시하고 지나쳐 버린 작은 일들이 어떠한 결과를 낳는지 우리는 지난 일들을 통해 배우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기본을 지키고 소통하고 이해함으로써 새해에는 어떠한 안전사고도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물론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안전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대 총선 안전 공약화운동 펼칠 예정
- 지난해 3월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안실련) 공동대표로 선임된 후 바쁜 나날을 보내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간의 소회가 궁금합니다.
“공직에 몸담았을 때와 이렇게 시민단체에 있을 때의 느낌은 사뭇 달라 매우 놀랍고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현장으로 나와 보니 더 많은 것들, 그리고 작지만 중요한 것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제가 산책으로 운동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길가의 횡단보도 화살표 하나, 보도블록 하나가 새롭고 의미 있게 다가오더군요. 
예전에는 정책의 시각에서 보았는데 이제는 안전의 시각,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안전할 수 있을까 하는 현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된다고 할까요. 일상적이고 아무렇지 않은 것들이었는데도 그 안에 많은 의미와 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길가의 패인 작은 웅덩이도 누군가 다칠 위험이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아차! 하는 생각부터 듭니다. 특히 보행약자에게는 더 그렇겠지요. 앞으로도 현장에서 이렇게 작고도 중요한 문제들을 개선할 방안을 찾아 나가는 것이 바로 안실련의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 안실련은 안전교육과 캠페인, 안전관련 법 개선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올해 안실련의 주요 사업을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 안실련의 역점사업 중 하나가 바로 안전교육을 통한 안전의 체질화입니다. 전국 15개 지역 안실련의 2만여 회원들이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뿐 아니라 중·고등학교, 노인정 등을 순회하며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올해도 70여만 명의 어린이들에게 교통, 화재, 승강기, 생활, 유괴 및 성폭력 등 각종 안전교육을 찾아가서 실시할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전국 15개소의 우리 안실련이 운영하고 있는 교통공원을 찾는 어린이들에 대한 체험안전교육은 물론이고, 여덟 번째를 맞는 ‘대한민국 어린이 안전 퀴즈대회’나, 매년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는 ‘어린이 안전짱 체험 박람회’ 등 안전을 배우고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시각장애인들도 운전을 체험할 수 있는 차카차카 놀이터나, 국민안전처와 수행하고 있는 안전 전문인력 양성교육 사업도 차질 없이 마무리하고, 이를 통해 양질의 안전강사가 양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재난 시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시설에는 피해자 보상을 위한 보험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 활동을 벌여서 국회를 통과했는데요. 올해는 다중이용시설을 더욱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 개정 활동을 전개해 볼 생각입니다. 특히 우리 안실련에서는 2002년부터 총선, 지자체장 선거, 대선 등을 앞두고 안전분야의 공약을 제공해서 이를 후보자들이 채택하는 활동을 벌였는데요. 올해도 20대 총선을 앞두고 있어 공약개발 및 제공, 공약화운동 등의 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책임지지 않는 문화, 안전사고 계속 발생 이유”
- 그간 대형 참사 때마다 반성과 대책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되풀이 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저는 ‘책임지지 않는 문화’가 가장 아쉽습니다. 우리사회 안전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고 엄격하게 잘못을 묻는 문화가 되어야겠지요. 그래야 안전을 낭비가 아닌, 투자로 인식하고 꼭 지켜야 할 우리 삶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건데요.
아마도 급격한 산업사회로의 변화가 이유인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먹고 살기에 바빴던 시대였습니다. 안전은 언제나 뒷전이었지요.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도 어엿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배부른 소리로만 들리던 ‘삶의 질’을 따지는 시대가 온 것이지요. 하지만 덩치만 커졌지 아직 안전문화에 대한 마인드는 만족할 수준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해도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사망사고가 발생해도 과실범으로 취급해서 극히 낮은 처벌만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모 대형마트에서 일하던 근로자 4명이 사망했는데도 형사처벌도 없이 벌금 100만원에 처해지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지요. 
지난해 1월 발표된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 혁신 종합계획에 대해서도 경제단체에서는 ‘사업주의 규제와 처벌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반대의견을 펼치기도 했는데요. 영국에서는 지난 2007년 ‘기업과실치사 및 살인법’을 제정했습니다. 영국은 산재사망률은 우리나라보다 30배나 낮습니다. 그런데 기업 등이 주의 의무를 위반해 근로자가 숨지면, 이를 범죄로 규정하고 상한이 없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그 골자인데요. 지금까지 영국의 산업재해율은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 특히 국토해양부 장관 재임 시절 ‘교통안전’에 많은 관심과 활동을 전개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통안전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국토해양부 재임시절인 2011년에 국가교통안전기본계획을 통해 음주운전 위반자의 처벌기준 강화와 함께 OECD 평균 교통안전도를 달성하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점차 줄어 작년에는 37년 만에 5천명 이하로 내려가는 성과가 있었습니다만, 목표한 OECD 평균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교통안전이 바로 ‘복지’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직도 우리는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의 문제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이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를 입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졸지에 가장이 바뀌고 가족들의 생활은 매우 궁핍하게 변하겠지요. 바로 복지의 사각지대로 진입하게 되는 겁니다. 안전을 최우선하는 정책의 구조가 필요한 시점인 것입니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도로에 대한 투자를 복지로 분류하고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우리도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교통안전과 관련된 총괄 컨트롤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물론 교통안전법에 의해 국토교통부가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만, 사고가 나면 국민안전처, 경찰청, 국토교통부, 금융위 등 책임소재를 가리는데 급급한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처럼 대통령 직속의 ‘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 등의 설치 운영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안실련이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는데요. 앞으로의 더 큰 활동을 위해 특별히 구상하고 계신 계획이 있으신지요. 
“지금까지의 활동도 충분히 큰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특별한 무언가를 찾아내기 보다는 지금처럼 생활주변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지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 나가는 게 의미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조직의 변화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 15개 지역 안실련에서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전국 구석구석까지 우리 안실련의 안전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광역 자치단체조직 체계를 기초 자치단체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무겁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국민들의 생활 주변 가장 작은 단위까지 우리 안실련이 안전 파수꾼으로써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소한 징후 무시하는 것이 안전사고의 시작”
- 이번 기회에 공동대표의 안전에 대한 소신이나 철학을 말씀해 주십시오. 또한 바쁜 일정 중에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사소하고 작은 징후들을 무시하고 살피지 않는 것이 안전사고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저의 안전에 대한 소신은 ‘작은 일이라도 정성을 다 한다’입니다. 작은 일에도 정성을 쏟지 않는 사람은 큰일도 함부로 하기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건강관리는 따로 시간을 내기 보다는 가까운 거리는 걸으면서 좋은 공기도 마시고 있습니다. 또 걷다 보니 차를 타고 다닐 때와는 달리 보여 지는 것들도 많더군요. 걷기가 보약이라니 앞으로도 열심히 걸을 생각입니다.”

- 마지막으로 우리사회 안전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톰 소여의 모험’으로 유명한 미국의 작가 마트 트웨인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재난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다.” 저는 이 말을 저 뿐 아니라 우리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충분히 공감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침에 출근하며 교통사고를 당할 수 있고, 사업장에서는 산업재해를 입을 수 있기에 늘 긴장하고 대비한다면 사고의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전사고는 남의 일이 아닌, 나와 내 가족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예방하는 문화가 바로 저는 안전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올 2016년 한 해에도 우리 국민 모두가 마음으로 안전문화가 가득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징기스칸이 말한 “한 사람이 꾸는 꿈은 그 사람의 꿈에 불과하지만, 여러 사람이 꾸는 꿈은 반드시 현실이 된다”는 말처럼 말입니다.”
<대담= 월간안전정보 이선자 발행인>
<정리= 월간안전정보 양미란 기자>

<출처 월간안전정보 2016년 1월>
※ 출처 : EngNews (산업포탈 여기에) - “예방하는 문화가 바로 안전문화”
Posted by NO1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