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의해 왜곡·변형된 한지의 전통을 찾는 의미도 커
2016년 3.1절 독립유공자 정부포상부터 시행
행정자치부(장관 정종섭)는 조선시대 교지(敎旨)용 한지와 가장 근접한 전통한지를 재현함으로써, 내년 3.1절을 맞아독립유공자 정부포상부터 전통한지로 제작된 훈·포장증서를 수여할 계획이다. 행자부는 지난 6월부터「훈·포장 용지 개선사업 T/F팀」을 구성, 한지 장인을 현장 방문하고 문헌 조사 등을 통하여 우리 한지의 원형이 조선총독부에 의해 왜곡·변형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리 | 월간PT 편집부(printingtrend@gmail.com)
‘훈·포장이나 공무원 임용장은 국가의 정체성과 상징성 그리고 국가 품격을 가지고 있으나, 종래 사용되어 온 한지는 일제 식민지 통치기에 일본에 의해 훼손되고 변형된 일본식 유사 한지로 지금까지도 일본식 기술로 만든 한지를 훈·포장 증서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일본식 유사 한지는 조선총독부의 「제지원료조사급시험보고서, 1911년」등 문헌 확인을 통해 전통한지가 일본에 의해 조선식에서 일본식으로 변형 되었음을 확인했고, 1935년 일제가 지도한 ‘닥에 펄프를 섞어 한지를 만드는 제지법’ 등에도 나타났다.
이에 행자부는 광복70년을 맞이한 올해 조선시대 교지용 한지와 가장 근접하게 재현한 전통한지를 한지 장인들과 함께 만들어 냄으로써 앞으로 민족정통성을 잇는 한지로 훈·포장을 수여하게 되어 국가의 품격을 높이고, 민족문화의 창달과 융성에 부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증서 용지를 전통한지로 개선한 것은 2월에 개선해 시행하던 표창장의 서체 및 디자인 개선과 함께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전통한지의 재현은 전통한지의 개념 정립, 표본 선정, 한지제작 기법 발표회, 한지제작 표준시안 제시(시료제출, 제작과정 기록 의무화), 제작된 한지의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정조 친필 편지’를 정한 것은 정조시대의 문화적 수준 및 종이 제조기술의 우수성을 감안한 것이다.
이에 따른 전통한지는 다음과 같다.
- 전통방식의 한지는 100% 국산닥, 천연잿물(메밀대 등) 및 황촉규, 촉새발 등 전통적인 재료와 도구를 최대한 사용했다.
- 또한, 제조방식으로 백닥을 흐르는 물속에 넣어 일광 표백, 닥 방망이를 이용한 두드림, 화학물질 미첨가, 식물성 분산제 사용, 전통적인 외발뜨기 및 일광건조를 의무화 했다.
- 특히, 한지원형 재현의 관건은 인쇄가 불가능했던 한지를 인쇄가 가능한 한지로 혁신시킨 후처리(도침) 기술의 재현이다.
이번 전통한지 재현 사업에는 무형문화재를 포함 전국 한지 장인(업체)이 적극적으로 참여 했다. 한지 장인들이 제출한 한지를 중심으로 밀도, 내절도, 투기도 등 제지공학적 분석을 실시했고, 정조 친필 편지에 근접한 우수한 결과물임을 확인했다.
행자부는 이번 사업이 정부 주관 전통문화 원형복원의 모범적인 사례로서 장차 전통원형을 토대로 하는 한지산업화에 활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훈·포장 증서 용지의 품질 유지·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예정이다. 더불어 정부기관 등의 표창장 및 임명장에 한지 사용을 확대하고 지방자치 단체에 한지사용촉진조례 제정 권장을 통해 전통한지 수요 확산을 위한 노력도 전개할 계획이다.
정종섭 행정자치부장관은 “독립유공자에게 민족성이 깃든 한지로 만든 훈·포장 증서를 우선적으로 드릴 수 있어 의미가 깊다. 공무원 임명장도 전통한지를 사용토록 관련부처와 협의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의 빛나는 문화유산을 계승하고 민족문화의 융성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통한지 재현 추진과정 및 사업성과
이번 조사를 통해 우리 한지는 조선총독부에 의해 원형이 변형·왜곡되었음을 확인, 전통한지에 대한 개념정립 및 표본 선정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전통한지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못했으나 조선총독부가 발행한 공식 문서 등 자료를 확인한 결과, 우리 한지(朝鮮紙)가 조선총독부에 의해 변형·왜곡되었음을 밝혀냈다. (1911년 이후 조선총독부가 조선지 제조방식을 변경한 문서 다수 발견)
더불어 ‘전통한지’를 왜곡·변형되기 이전(1911년 이전)의 제조기술로 만든 한지’로 개념을 정립했다. 이에 따른
- 한국 고유의 백닥 사용, 천연잿물에 의한 닥 삶기, 나무를 이용한 두드림(고해叩解), 흐르는 물에 일광(日光) 표백, 촉새발(억새풀, 갈대류) 사용, 외발뜨기 방식 준수 등
- 섬유분산제는 황촉규 및 느릅나무 뿌리를 사용하고, 건조시 햇볕아래 말리기 등의 공정이 한지의 장점을 살리는 요인이었음을 확인했다.
더불어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고문서 등을 조사하여 조선시대 정조의 친필 편지인 정조 간찰을 원형 표본으로 선정했다.
< 전통한지의 특성 및 변천 역사 > ▶한지는 질기고 두터운 장점이 있는 반면 보풀이 일고 밀도와 투기성(공기가 통과하는 성질)에서 취약해 서화용이나 기록용으로 부적합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고려 및 조선시대에는 이와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후처리(도침搗砧) 노력이 전개되어 고려지·조선지가 중국 서화가로부터 호평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도 품질을 인정받았다. (도침 : 종이에 일정한 처리를 한 후 찧어서 가공하는 기술. 도침은 종이 표면에 윤기가 나고 매끄럽게 하는 등 한지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극복시키는 한지 제조의 핵심기술) ▶일제 식민지 통치기인 1920년경 무렵부터 조선총독부에 의해 문화침탈의 도구로 이용되면서 한지의 후처리(도침) 기술이 사라져 지금까지 원형을 재현하지 못했다. 이에 한지는 인쇄가 부적격하여 최고 수준의 장인이 만든 한지조차도 표면에 대한 화학적 처리 없이는 서화용 및 훈·포장 용지로 사용이 불가능했다. |
도침기술 재현에 성공함으로써 한지제작 표준시안을 적용하면 누구나 정조 친필편지 수준에 근접하는 한지 제조 가능해졌다. 지금까지는 국내 최고 장인이 만든 전통한지의 경우에도 밀도와 투기도, 평활도, 표면의 보풀 등으로 인쇄 적격성이 부족, 화학적인 가공처리(화학적인 가공처리는 한지의 고유 특정인 질기고 두텁고 하얗고 반질반질한 특성을 무력화 시켜 천년 한지를 일반종이와 다름없게 만듦) 없이는 서화용 및 훈·포장 용지로 사용 불가능했다.
이에 행자부는 이번 사업에서 자문을 맡았으며 30년 이상 직접 도침(조선시대에 삼베·모시와 전통장판지 등에 풀을 먹여 밀도를 높였던 기술을 현대적으로 응용하여 30년 전부터 사용해온 후처리 기술로서 이번 사업을 통해 시연에 성공) 처리한 전통한지 만으로 한국화를 그려왔던 김호석 화백(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의 새 도침기술을 적용했다.
<출처 월간PT 2016년 1월>
※ 출처 : EngNews (산업포탈 여기에) - 2016년 정부 훈·포장증서 재현된 전통한지로 만든다'산업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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